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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집주인이 세입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전월세 계약을 앞둔 집주인들이 세입자 정보를 보다 폭넓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예정입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건데요.
이 서비스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받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순히 보증금이나 소득 수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거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요소와 계약 이력까지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전월세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 서비스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하나씩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집주인은 어떤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까?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의 핵심은 ‘과거 이력 기반 정보 제공’입니다.
집주인은 세입자의 최근 3년간 임대 관련 이력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 월세 및 관리비 체납 여부
- 공과금 연체 이력
- 계약 갱신 여부 및 이전 임대차 계약 종료 사유
기존에는 집주인이 이런 정보를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세입자의 말이나 제한적인 서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과거 임대차 이력을 기반으로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생활 갈등 요소까지 확인 가능
이번 스크리닝 서비스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금전 정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 임대차 분쟁의 상당수는 생활 습관 차이에서 발생합니다.
서비스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항목들도 확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 반려동물 유무
- 차량 보유 대수
- 흡연 여부
- 동거인 유무
- 주요 거주 시간대
- 근무 직군 및 근무 형태
이런 정보들은 집주인 입장에서 주택 관리나 이웃 민원, 시설 훼손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차 공간이 부족한 건물이라면 차량 대수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고, 반려동물 여부 역시 계약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전 집주인의 평가도 포할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이전 집주인과의 인터뷰 또는 평가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정보도 담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월세 지불 성실도
- 계약 기간 동안의 문제 발생 여부
- 재임대 의향
- 다른 집주인에게 추천할 의사가 있는지
이는 단순한 서류 확인을 넘어, 실제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서류상 문제는 없지만 실제로는 분쟁이 잦은 세입자’를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성실한 거주 이력이 있다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도입니다
이런 형태의 세입자 스크리닝 서비스는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제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미국 최대 부동산 플랫폼인 질로우(Zillow)에서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신용 점수
- 연체 기록
- 소득 수준
- 범죄 기록
집주인은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세입자를 선택합니다. 특히 신용 점수는 임대차 계약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독일
독일에서는 집을 구할 때 세입자가 자기소개서 형태의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흔합니다.
소득, 직업, 가족 구성, 거주 목적 등을 상세히 작성해 집주인이나 금융기관에 제출합니다.
에어비앤비
단기 임대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에서도 호스트와 게스트가 서로를 평가합니다.
이 평가 시스템은 분쟁을 줄이고, 신뢰 기반 거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왜 지금 이런 서비스가 나올까?
이 서비스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현재의 전월세 시장 상황이 있습니다.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월세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커진 시장인 셈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임대인이 단순히 보증금 규모만 보고 세입자를 결정하기보다는, “문제 없이 오래 살 수 있는 세입자인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게 됩니다. 또한 임대차 분쟁이 늘어나면서, 사전에 위험 요소를 줄이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스크리닝 서비스는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입자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이 제도는 집주인에게만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세입자에게도 양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
- 성실한 임대 이력이 있는 세입자는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음
- 불필요한 분쟁 가능성 감소
- 계약 과정의 투명성 향상
우려되는 측면:
-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
- 정보 비대칭 심화 가능성
- 취약계층이 불리해질 가능성
특히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활용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점
아직 이 서비스는 준비 단계이며,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나 법적 근거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어떤 정보까지 제공할지, 세입자의 동의 절차는 어떻게 할지, 정보의 정확성은 어떻게 검증할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임대차 시장이 점점 ‘신뢰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년부터 시작될 이 변화가 전월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